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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수…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 ‘멜론’ 로엔엔터테인먼트 대표

신원수…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 ‘멜론’ 로엔엔터테인먼트 대표

[중앙일보] 입력 2011.12.03 01:31 / 수정 2011.12.03 06:36

나를 위로했던 음악…세상 위로하는 비즈니스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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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수(48) 로엔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최근 서울 삼성동 사옥에서 만났다. ‘멜론’이라는 브랜드로 음원(音源) 서비스를 하는 회사다. 국내 음원산업에서 시장점유율이 50%에 육박한다. 가수를 발굴하고, 음반 제작에 투자하기도 한다. 가수 아이유가 로엔 소속이다.

 로엔은 SK그룹의 자회사다. 신 대표는 SK 공채 직원으로 입사해 ‘멜론’을 론칭하는 데 주역을 맡았다. 그리고 2008년 자회사로 분리한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대표가 됐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출발, 대그룹 계열사 사장에 오른 신 대표의 사연은 멜론의 탄생 이야기만큼 인상적이었다.

글=성시윤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혹시 부모님이 음악 관련 일을 하셨나요.

 “아뇨, 아버지는 수원에서 실 만드는 공장을 하셨어요. 사업에 실패하시는 바람에 우리 가족으로선 어려운 시절이 있었죠. 부모님이 따로 장사를 시작하셔서 저희 3남매는 뿔뿔이 흩어져 자랐어요.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의 외갓집에 와서 거기서 따로 컸어요.”

●어릴 적에 음악과 관련된 어떤 추억이 있으세요.

 “조금 외로웠어요. 저한테 가장 큰 위안이 된 게 음악이었죠. 초등학교 때부터 잠들기 전에 이어폰 끼고 라디오로 음악을 들었어요.”

●어떤 음악을 들었나요

 “음악의 장르는 잘 몰랐고요. 그냥 ‘소리가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까’가 신기했어요. 아무튼 음악을 들으면 외롭지 않았어요. 제가 감성적인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지금도 음악을 들으면 상당히 감동할 때가 많습니다.”

 외모만 보면 신 대표는 그다지 음악적이거나 감성적이지 않아 보인다. 대학에서 ‘환경보호학’을 전공했다. 1989년 3월에 들어간 한국이동통신(현재의 SK텔레콤)이 사실상 그의 첫 직장이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한동안 이동전화 상품을 마케팅하는 일을 맡았다.

●그때만 해도 ‘나중에 음악 관련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못 했겠군요.

 “전혀 못했죠.”

 2000년 대 초반 SK텔레콤에 포털사업본부가 생겼는데, 신 대표는 거기에 합류하게 됐다. 회사가 플랫폼 사업에서 고객 중심의 콘텐트 사업으로 눈을 돌리면서 신 대표를 발탁한 것이다. 신 대표는 2004년 뮤직사업팀장을 맡아 그해 11월 ‘멜론’을 론칭했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CD, 카세트 테이프로 대표되던 음원 시장은 망가진 상태였다.

●SK텔레콤에서 왜 음악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나요.

 “모바일 쪽에서 음악 관련 비즈니스를 할 게 없을까 해서 컬러링이나, 싸이월드 배경음악 같은 것을 개발했죠. 그러면서 우연하게 SK텔레콤이 디지털 음원 시장을 유료화하는 중심에 서게 된 거예요.”

 휴대전화 벨소리를 개인별로 다운받는 ‘컬러링’ 서비스는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시작됐다. 토종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 한때 이름을 날린 싸이월드의 수익 모델은 배경화면(스킨)이나 배경음악의 유료 판매에 있었다.

●그런데 왜 신 대표가 발탁됐나요.

 “직장생활 하면서 유일한 취미가 음악감상이었어요. 퇴근하면 샤워하고서 한 시간씩 음악을 들었어요. 제가 모은 CD가 2000장 정도 돼요. 이렇다 보니 사내 동호회 게시판에 오디오 관련 글을 쓰곤 했어요. 회사의 윗분이 제 글을 보고서 ‘이 친구가 적임자다’ 생각하셨나 봐요.”

 신 대표가 뮤직사업팀장을 맡은 그해 연말 ‘멜론’이 태어났다. 산고(産苦) 없는 탄생은 없다. 멜론도 그렇다. 당시는 애플이 음악 재생 프로그램인 아이튠즈를 내놓은 이후였다. 아이튠즈는 약 1달러에 음악을 판매하고 있었다.

 “곡당 다운로드 가격을 600원으로 해서 시장 조사를 했어요. 마케팅 쪽에선 소비자 구매의향률이 60% 정도 나오면 상품화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그런데 구매의향률이 2%로 나왔어요. 그래서 ‘사업성이 없다’는 방향으로 보고서를 낼 참이었죠.”

●담당 팀장인데, 그런 내용으로 보고서를 냈다고요.

 “아뇨. 일본의 통신산업 관계자와 식사를 하다가 그의 말에 충격을 받고 생각을 바꿨어요. ‘조만간 일본이 모바일 분야에서 한국을 앞설 것’이라는 거예요. ‘무슨 근거냐’고 물었는데 ‘한국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태계가 없지 않느냐’는 거예요. 사실 맞는 말이었거든요. IT 산업이 다른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여주는 게 아니라 기존 산업을 파괴하고 있는 현실이었으니까요. 음반시장이 대표적이었죠.”

●일리 있는 지적이었군요.

 “그렇죠. 그래서 고민하게 됐죠.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우리가 이 사업을 안 하면 앞으로 음악은 다 공짜로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이냐’고요. ‘통신회사야 네트워크로 먹고살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다 죽어야 하느냐’였던 거죠.”

●하지만 구매의향률은 여전히 낮은데요.

 “그래서 고안한 것이 ‘렌털형 서비스’예요. 월 5000원을 내고 음악을 마음껏 듣도록 하되 기간을 한 달로 정한 것이죠.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했거든요. 그랬더니 구매의향률이 25%가 나왔어요. 처음보다 열 배 이상으로 높아진 것이죠. 그렇게 론칭했고, 1년 안에 유료 가입자를 80만 명 모았죠.”

 당시만 해도 파일 공유 사이트를 통해 음악을 공짜로 주고받는 것이 네티즌의 관행이었다. 이 점에서 ‘80만 유료 이용자 가입’은 일대 사건이었다. 물론 멜론의 사업 제의에 대해 음반사 등 권리권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어떻게 설득했나요.

 “1인당 한 달에 5000원이면 1년에 6만원을 내는 것이니 CD로 따지면 6장을 사는 거잖아요. ‘고객에게 편리성을 좀 더 주고, 저렴하게 유료시장으로 유도하는 것이 결국 권리권자에게도 바람직한 것 같다’고 설득했어요. 결국 성공했죠. 지금 온라인 음악시장 규모가 2000억원을 넘어섰어요. 제로에서 2000억원을 만든 것이죠.”

●제작사, 작곡자, 연주자, 가수 같은 권리권자들에게 돌아가는 수입이 너무 적다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곡당 60원에서 120원 사이에서 팔리는 음원이 80% 정도 됩니다. 이 중 권리권자에게 가는 수입이 53.5%예요. 곡당 60원이면 권리권자들에게 가는 수입이 곡당 30원 조금 넘는 셈이죠. 반면 아이튠즈는 곡당 99센트 가까이 받고 있어요. 이 중 70%를 권리권자에게 제공해요. 액수나 비율로만 보면 권리권자에게 가는 수입이 적어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아이튠즈는 소비자가 고액을 내고 한 곡을 다운로드하는 형태이고, 우리나라는 곡당 소액으로 일정 기간 이용하는 형태다 보니 단순 비교를 하면 착시 현상이 생겨요. 권리권자 입장에서는 불법 복제가 쉬운 다운로드 형태보다 불법 복제가 불가능한 렌털형을 선호하는 측면도 있고요.”

●한국에서 음원 가격은 왜 그렇게 유지되는 겁니까.

 “지금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 음악을 공짜로 들을 수 있는 방법이 너무 많잖아요. 안타깝게도 제값을 받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멜론도 흑자를 본 게 만 3년밖에 안 됐어요.”

●현재 멜론 이용자는 얼마나 되나요.

 “가입자는 1600만 명이고, 유료 회원은 200만 명 정도 됩니다. 시장점유율로 보면 45% 정도 되고요.”

●독보적 점유율인데요.

 “저희 고객을 포함해 한국에서 돈 내고 음악 즐기는 분이 400만 명 정도 됩니다. 그런데 파일공유 사이트나 인터넷 블로그, 카페를 이용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공짜로 음악을 즐기는 사람까지 합하면 2000만 명은 될 겁니다. 저희 로엔으로선 유료 시장의 규모를 어떻게 키울 것이냐가 더 중요해요.”

●멜론에서 서비스하는 음원은 몇 곡 정도인가요.

 “220만 곡 정도고요. 그중 한국 음원이 50만 곡 정도 됩니다. 그런데 50만 곡이 차지하는 매출 점유율이 85% 정도예요.”

●외국의 음원 서비스 산업에서도 여전히 멜론이 벤치마킹 대상이죠.

 “매출 규모는 작지만 불법 복제가 심각한 환경에서 성공적 유료 모델을 만든 대표이니까요. 하지만 낮은 음원 가격을 어떻게 개선할 것이냐는 여전히 저희로선 큰 고민이죠.”

●로엔의 성공 비결을 한 문장으로 말한다면요.

 “소비자 가치의 관점에서 서비스를 했다는 것이죠.”

●좀 더 자세히 하면요.

 “‘나는 얼마를 받아야 돼’가 아니라 ‘당신은 어떻게 하면 돈을 낼 수 있겠느냐’고 소비자 입장에서 시장의 문제를 풀었다고 할까요.”

●로엔은 음원을 유통하는 플랫폼을 갖고 있으면서 콘텐트도 생산하는 회사죠.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엔터테인먼트산업에는 개인 단위 사업자가 많아요. 그런데 좋은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비즈니스 역량까지 같이 갖고 있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우리 지향점은 제작이나 투자 배급, 음원 서비스를 남보다 더 잘하는 사업자가 아니에요. 음악 창작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이르기까지 음악과 관련된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회사가 되자는 것이죠. 한국 엔터테인먼트산업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끼 있는 사람들끼리 같이해 시너지를 내고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그런데 그 부분은 아직 우리가 서툰 것 같아요. 저희가 이 부분에서 할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음악을 지금도 매일 들으시나요.

 “그렇죠. 하지만 이전처럼 제가 듣고 싶은 음악을 듣지는 못해요. 이제는 일이 됐으니까요. 지금은 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어요. 이용 순위 1위부터 100위까지의 노래를 CD에 담아 차 안에서 주로 듣고 있죠. 제가 좋아하는 걸 듣지 못하니까 조금은 고통스럽죠. 하하하.”


j 칵테일 >> 음란물 업자에게 뺏길 뻔한 ‘멜론닷컴’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음원 유통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착안한 이름이 ‘멜론’이었다. ‘멜로디 온(melody on)’에서 따왔다. 한국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도메인 형식(melon.co.kr)은 경북 상주에서 참외 도매를 하는 이가 갖고 있더란다. 멜론 측이 그에게서 도메인을 샀고, 참외 한 상자가 선물로 왔다 한다.

 문제는 ‘멜론닷컴’이었다. 한 미국인 개인이 도메인을 선점한 상태였다. 도메인 양도를 요구하자 그 미국인은 로엔에 부담스러운 고액을 요구했다고 한다. 로엔은 ‘닷컴’ 없이 한국형 도메인으로 사업을 시작할 것도 검토했다. 그러던 중 ‘울며 겨자 먹기’로 도메인을 사야 할 일이 생겼다. 외국의 다른 사업자가 멜론닷컴 도메인을 사 음란물 사이트를 개설하려 한다는 정보가 입수된 것이다. 로엔이 도메인을 사지 않으면 멜론 음원 서비스 이용자가 음란 사이트에 노출되게 생긴 것이다. 결국 로엔은 고액을 치르고 도메인을 사들였다. 음원 서비스 브랜드로 ‘멜론’이라는 이름은 현재 성공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What Matters Most?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빚을 갚는 것이에요. 제가 태어나 부모님 보호 아래 많은 것을 받아 어른이 됐습니다. 사회에 나와서도 제가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 선배들에게 빚을 많이 졌고요. 좋은 선배들이 만들어놓은 길을 걸어온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듭니다. 이런 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빚을 갚을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결국 부모님과 선배들께 갚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고요. 자식과 후배들한테 대신 갚아야 하겠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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